광고닫기

"잔불 남았는데"…지휘부 철수 지시…라크먼 진압 소방관 문자 공개

Los Angeles

2025.10.30 22:5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강풍 예보에도 감시 중단 지적도
LAFD 지휘부 냉각 확인 반박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낳은 팰리세이즈 산불이 올해 첫날(1월 1일) 발생한 ‘라크먼 산불’의 잔불이 며칠 뒤 다시 살아난 ‘잔류 화재’였던 것으로 결론난 가운데, 라크먼 산불 진압 소방대원들이 당시 잔불이 남아 있다고 보고했음에도 지휘부가 철수를 지시했다는 문자 내용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고 있다.
 
LA타임스가 확인한 소방대원 문자에 따르면, LA소방국(LAFD) 대원들은 8에이커 규모의 라크먼 산불이 진화된 다음 날(1월 2일), 일부 지면이 여전히 뜨겁고 나무 그루터기에서 열기가 감지된다며 잔불 감시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휘부는 현장에서 철수하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한 소방관은 “(지휘부의 결정은) 나쁜 결정이라고 했지만 결국 철수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라고 적었다.
 
이후 1월 7일 강풍이 불며 불씨가 되살아났고, 이 불은 퍼시픽 팰리세이즈·말리부·토팡가 일대를 휩쓸어 12명이 숨지고 수천 채의 주택이 소실됐다.
 
비공개를 요청한 소방대원들은 “잔불이 남아 있었다는 걸 현장 대원들은 알고 있었다”며 철수 지시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반면 LAFD 측은 “산불은 냉각 확인(콜드 트레일)까지 거쳐 완전히 진화됐다고 판단했다”며 “뿌리 깊은 수목 속에서 보이지 않게 남아 있던 ‘잠복 화재’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현직 소방 수뇌부 일부는 “강풍 예보가 있었던 만큼 며칠 동안 지속 감시하는 것이 통상 절차”라며 “사용 가능한 모든 장비·열화상 기술을 썼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피해 주민과 유가족의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으며, 이미 제기된 소송과 연방 상원 공화당 주도의 조사에 추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트레이시 파크 LA시의원은 “연초 산불의 재발화 가능성을 알면서도 왜 추가 인력과 장비가 배치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당시 지휘 책임자였던 크리스틴 크로울리 전 LAFD 국장은 대응 미흡 논란 이후 경질됐고, 이에 대해 부당 인사라며 시를 상대로 법적 대응 중이다.

송영채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